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 윤재웅 지음/스크린영어사 |
케이트가 일하는 증권가는 남성들이 득세하는 세계이다. 그런 증권가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녀가 이야기하는 내용은 영화속에서건 소설속에서건, 워킹맘이고 아니고를 떠나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일 것이다. 직장여성들은 자신들이 발전해 나가고 성취를 이루며 승진을 하려는 노력에도 그들의 성장을 막는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glass ceiling)에 수없이 좌절하고 아픔을 느낀다. 더구나 이런 고통뿐만이 아니라, 가정과 육아라는 책임도 함께 짊어져야 하는 워킹맘들에게 주위 사람들의 무심한 인식이 때로는 그 고통을 배가시키는데 한 몫을 한다.
이 영화의 원제 'I don't know how she does it.'이라는 문장은 케이트가 두 아이를 키우며 살림을 하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훌륭하게 직장생활을 해 나갈 수 있냐는 칭찬이지만, 이 말은 케이트가 아이, 회사, 남편 중 그 때 그 때에 따라 우선순위를 두고 일을 할 뿐이며 자신을 위해서는 한 순간도 투자할 수 없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엄마 노릇을 해야 하고, 엄마 노릇을 안 할 때는 빚을 갚듯이 일을 해야 하는 그녀의 삶의 실상에 대해 아무런 이해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표현이다. 이런 측면에서 영화 속, 케이트의 성공이 많은 워킹맘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도 있을 듯 하다.
이 영화는 앨리슨 피어슨(Allison Pearson)이 쓴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졌다. 영화는 원작 소설이 말하려는 내용을 나름의 방식으로 그리려 노력하지만, 결말부에서 일말의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주인공이 자신에게 주어진 도전에 잘 응대해 나가다 결정적인 순간에 위기를 겪고 그것을 잘 견디어 내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는 헐리우드 영화의 전형적 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 그것인데, 원작에서 케이트가 때로는 유머있게, 때로는 심지어 분노를 표출하며 토로하는 많은 워킹맘의 문제들-예를 들어 직장과 사회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차별, 육아에 있어서 고통스럽기까지 한 직장여성의 선택권의 침해, 또 같은 여성간의 이해부족 등-을 해피 엔딩으로 잘 버무려서 가족의 평화를 얻고 사랑을 되찾는다는 미명하에 슬쩍 봉합하려는 시도가 원작의 진지함을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영화속 케이트의 친구 앨리슨이 말하는 내용이 원작 소설의 주제를 더 잘 부각시키고 있다.
영화적인 측면에서 분명히 이런 근본적인 한계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영화가 영어공부를 하기에 굉장히 좋은 자료임에는 틀림이 없다. 성인 학습자에나 어울릴만한 성적인 대사가 비교적 많이 나오지만, 상황에 비추어 우리가 실생활에 쓸 수 있는 것들이며, 또 이메일 서신교환이나 직장내의 문화, 학부모 역할이나 육아와 관련해 미국인들의 실제로 쓰는 어휘와 문장들로 가득하다.
SCREENPLAY 도서 공부방법 4가지 steps
효과적인 실력 향상을 하고자 한다면 다음의 4가지 steps의 방법을 권장하고자 한다.
1) 책을 보면서 MP3 CD 듣기 (손으로 눈으로 따라가며)
2) 책 없이 CD만 듣기 (최대한 장면을 연상하면서)
3) 책을 보면서 동시에 따라서 말하기
4) 책을 보지 않고 동시에 따라서 말하기
등장인물
케이트(Kate)
이 영화의 주인공. 펀드매니저로 워킹맘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으며, 평소에 가사와 직장생활을 허덕이면서도 나름대로 잘 관리한다. 큰 프로젝트를 맞게 되어 가정생활에 위기를 맞지만 잘 극복해 직장에서의 성공과 가족간의 사랑,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차지하는 행복한 여성이다.
잭 아벨하머 (Jack Abelhammer)
케이트의 보고서를 읽게 된 뉴욕본사의 상사. 케이트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펀드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케이트에게 연정을 느끼게 되지만, 가정에 충실하려는 케이트의 마음을 이해하는 중년의 멋진 신사이다.
리처드(Richard)
케이트의 남편. 경제적인 면에서 케이트에 비해 가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가장이다. 하지만 항상 케이트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아이들의 육아를 도와주는 마음씨 따뜻한 남성이다.
앨리슨(Allison)
케이트의 가장 친한 친구로 같은 워킹맘이다. 영화에서 이 원작소설의 주제를 잘 부각시키는 대사로 직장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남성위주의 문화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한다.
모모(Momo)
케이트의 후배로 금융 애널리스트이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결여되어 있지만, 일을 하는 능력과 열정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케이트의 육아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지만,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후 아이를 낳아 아이가 주는 기쁨을 이해하게 된다.
에밀리(Emily)
케이트의 유치원생 딸. 직장일로 인해 케이트가 자신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을 항상 기억했다가 나름의 방법으로 케이트를 응징한다.
벤(Ben)
케이트의 어린 아들. 말이 트이지 못해 케이트와 가족들을 걱정시키지만 케이트에게는 존재 자체가 기쁨이다. 뉴욕 출장 중 집에서 사고를 당해 케이트와 리처드를 가슴 아프게 한다.
번스(Bunce)
케이트의 직장 동료로 케이트에게는 가장 재수없는 인간의 전형이다. 남들이 공들인 것을 중간에 가로채기 좋아하고, 케이트가 할 수 없는 남성 특유의 방식으로 고객을 응대해 실적을 내는 등 욕망의 화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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